등산

환성사에서 환성산으로 다시 환성사로. 2021년 9월 19일 일요일

산꺽정 2021. 9. 19. 19:47

환성사 입구에 주차를 하자마자 안내부스에서 젊은이가 온다.

산불조심? 시기도 아직 이른데?

산에 간다고 했더니 입산금지란다.

경산시 소속 젊은이라는데.

이유는 송이철이라, 못들어 간단다.

환성산이 절 소유라 절에서 송이꾼에게 전세를 놓았다나.

 

관계가 복잡하다.

송이는 절소유라 절에서 전세놓고 시에서 등로 막고 보초서고,

전세사장님

초등학교때 배운 산수 등식이 성립된다. 짧은 소견으로 대충 그렇게 인지했다.

환성사 위쪽 암자, 성전암까지는 되지요 하고 되물었다.

젊은이는 입산금지를 강조하고 부스로 돌아갔다.

암자 기둥에 송이가 자랄수 없으니까, 막지는 안한다.

 

환성사는 부도가 절앞에 있다.

부도가 많은 것으로 보아 지금보다는 큰절이였을 것이다.

나는 절간보다 부도에 더 관심이 있다.

선대 스님의 흔적이기에.

대웅전이 보물(562호)이라기에 한번 보고 지나치는데, 절의 비구스님이 대웅전 안에는 절대 촬영을 하지말라 한다. 원래 할 생각도 없었지만, 대답은 공손이 했다.

 

성전암은 조용하다,

아래에 큰 절보다 나에게는 볼거리가 많다.

뒤에 있는 바위와 그 아래에서 나오는 샘물도 있고, 앙증맞은 산신각과, 암자 지붕과 높이를 같이 하는 손바닥만한 텃밭에 키우는 도라지, 더덕, 열무, 고추, 들깨, 그리고 참취와 잔대꽃이 흐드러진다.

텃밭아래 마당에는 고추와 도라지씨도 말리고 있다.

 

물 저장 드럼통 위쪽에 달린 호수에서 넘쳐 나오는 생수을 한 바가지 드리키고,

내려가야 하는데 등로를 따라 올라간다.

이러면 안되는데, 약속 위반이다.

바로위에 절터가 나온다.

폐사지에 서면, 스님들의 무덤 부도 보는 만큼 생각이 많아진다.

 

그때 비구니 스님이 내가 올라 갈길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스님 따라서 누런 고양이 한 마리도 내려오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성전암의 텃밭과 비구니 스님이 연결이 되었다.

아담한 체구의 중년의 스님인데, 스님들은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수녀님도 그렇고.

고양이하고 연신 대화를 하면서 내려왔는데, 상대가 산객으로 바뀌었다.

고양이가 목줄을 하면 답답해 하기에 풀어 주었다고, 하지만 목줄 없이도 개처럼 사람을 잘 따른다고, 그리고는 나에게 손톱만한 토종밤을 한줌 건내주었다.

한손에는 카메라를 들었는지라, 한손으로 밭았는데 다시 한줌을 꺼낸다.

스님 이제 받을 손이 없읍니다, 하고 웃었더니, 스님도 웃으면서 밤을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능선에 올랐다, 우측은 무학산 가는길이고 좌측이 환성산 능선길이다.

새소리, 매미소리, 바람소리, 딱따구리 나무쪼는 소리, 그리고 개소리(송이막)도 들린다.

겨울 날일이 걱정이 되어서 인지, 가을 새소리는 날카롭다.

짝짓기 하는 봄에는 부드럽고 아름다운데.

푸른색의 방수천 조각이 낙엽속에 묻혀서 여기저기 보이는거 보니, 여기도 송이막이 있었던 모양이다.

 

갓바위가는 삼거리 지나고, 초례봉 가는 삼거리를 지나니, 정상이다,

11시다.

사과1알, 찐계란2, 봉지김 한팩(소금대신), 커피1병을 점심겸 간식으로 먹었다.

정상에서 동봉까지가는 두분 산객과 도림사로 하산하는 산객 한분을 만났다.

 

되돌이 하면서 성전암에 들렸다.

올라갈 때 만났던 비구니 스님과 세상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스님이나 산객이나 사람사는 이치는 똑 같다.

포행길에 같이 있던 고양이는 안보인다.

잠을 자고 있겠지, 워낙 잠이 많은 동물이라.

 

13시에 출발지에 도착했다.

지피에스 기록 9.4KM. 8시출발 13시도착 5시간 소요.

 

시소속 젊은이가 왔다.

아차! 목적지 등로 변경 죄.

윗 선에서 전화로 엄청 욕을 먹었는 모양이다.

성전암 간다해서 보내 주었다 했더니, 성전암에서 물 한 바가지 마시고 산으로 올라 가는거 다 보고 전화 왔다 한다.

물 한 바가지, 거거까지 카메라에 잡힌다고.

신무기로 무장한 대단한 절이다.

송이 나는 소나무 위에 달면 더 첨단이 될긴데.

가다가 소변도 보았는데.

그것도, 그것 참.

오해 밭을까봐 등로에서 1M도 안 벗어 났다 했더니, 배낭 검색은 안한다.

명절 앞두고 젊은이 욕 먹여서 미안하네.

산에 다니다 보면 팔공산 기지 군인하고도 현장에서 법리 다툼 할일도 있고,

문경 희양산 주인 스님에게 딴지 걸 일도 있고, 경력 화려하니 한번 봐주게.

하~ 하~ 하~~

 

 

▼아래  능선 등로에 구절초가 피었다

 

▼아래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일주문 돌기둥(가운대2 팔각, 양쪽2 사각)

 

▼아래  부도밭

 

▼아래  용연

 

▼아래  환성사

 

▼아래  억새

 

▼아래  참취

 

▼아래  성전암

 

▼아래  성전암 위 절터

 

▼아래  전망바위에서 본 낙타봉

 

▼아래  능선 등로에서 갓바위가는 삼거리 이정표

 

▼아래  정상

 

▼아래  환성산 정상에서 본 팔공산 능선과 정상 조망

 

▼아래  마타리

 

▼아래  이질풀

 

▼아래  산박하

 

▼아래  왕고들빼기

 

▼아래  미역취

 

▼아래  뽕나무버섯(?) 식사중인 민달팽이

 

▼아래  성전암 텃밭 잔대와 도라지 열매

 

▼아래  성전암 고추와 도라지씨 말라기

 

▼아래  등로 지피에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