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외씨버선길 9길 춘양목솔향기길, 2020년11월14일 토요일

산꺽정 2020. 11. 15. 20:53

춘양면사무소에서 백두대간수목원 후문 위 목장승까지. 19,7KM

 

동대구역 출발 025, 춘양역 도착 0403

춘양역에 내리니 차고 싸한 공기가 오감을 깨운다.

밤하늘을 보았다.

총총한 별과, 금가루를 뭏힌 붓으로 휙 하고 뿌린듯한 은하수의 흐름,

얼마만에 보는 밤하늘인가?

 

손전등을 켜고 외씨리본을 찾아서 길을 간다.

지도에 표시된 볼거리 만산 고택도, 보물52호 서동리 삼층석탑도 어둠속에 숨었다.

하늘의 별을 본 댓가를 치른셈이다.

신라의 탑은 비례가 좋고 예쁜데, 하기야 별보다는 못하겠지. 하하하

 

마을과 마을을 통과 할때면 개들의 격한 인사를 밭는다.

거포사과마을 가로등 아래 간식을 먹을 때 어둠살이 걷힌다.

어둠에 깨어나는 마을은 옛정취가 물씬 풍긴다.

코에 익숙한 매캐한 연기가 피어 오른다.

 

춥다고 새벽에 군불을 때어주던 할머니가 생각난다.

방바닥 틈새로 알게 모르게 새어나오는 그 연기 냄새다.

떠오르는 태양으로 붉게 변해가는 어려겹으로 포개진 산너머 하늘을 보면서 상념에 잠긴 시간이다.

 

해가 오른뒤 송이조형물이 설치된, 그리고 외씨버선길 현판이 달린 파고라에서 아침을 먹는다.

남녀가 구분된 화장실도 달려있다.

민생고 해결을 한참에, 격조있게 할 수 있는 장소다.

버선길에 아침으로 먹는 라면이라!

김밥과 함께 먹는 라면국물은 천하일색 아니 천하일미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편안한 들길을 쉬지 않고 걷는다.

 

도심1리를 지나고 도심2리 공원에서 잠깐 쉬었다가 도심3리를 지났다.

 

약간의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오르막이 끝날쯤 풍경액자가 나왔다.

 

서벽리 금강솔밭이 시작된다.

곧게 하늘로 찌른 소나무, 맑은 황토색 수피를 가진 소나무의 향연은 백두대간수목원 후문 갈림길까지 계속되었다.

 

2KM를 더걸어서 9길 종착지, 10길 시작점에 1030분경 도착했다.

목장승2기가 길손을 반긴다.

어기서 0,8KM미터 가면 주실령이고 5,5KM 더가면 백두대간 박달령이다.

10길이 기대된다.

21KM, 6시간4749초 가민지피에스에서 나온 실측자료.

 

같이간 회사 동료 길지기 친구 두분께 감사드림니다.

백두대간후문 식당에서 먹은 능이칼국수와 부식 갓김치 그리고 막걸리.

야간산행 댓가로 보상받은 시간에, 춘양장 장터에서 먹은 돼지고기 수육과 순대 그리고 막걸리,

아침에 먹은 라면 국물과 함께 3대 진미 반열에 올림니다.

 

 

 

▼아래 서벽리 솔밭 시작점 풍경액자

 

▼아래 9길 트랙 캡쳐

 

▼아래 거포 사과마을 윗길, 어둠살이 걷히고 해가 오르는 원경

 

▼아래 화장실이 달린, 격조 높은 송이 조형물 파고라 조식지

 

▼아래 도심마을 풍경

 

▼아래 도심2리 공원

 

▼아래 도심2리공원에서 도심3리 오르는길

 

▼아래 도심3리 마을숲

 

▼아래 채소와 함께 자라는 매발톱꽃(밭인데?)

 

▼아래 시들어도 꽃인데

 

▼아래 휴식시간, 힘쟁이와 멋쟁이

 

▼아래 479번 금강소나무 외

 

▼아래 금강솔밭 문수산 입구

 

▼아래 목장승이 있는 종착지